마지막으로 출산 후기, 늦둥이 임신 기록 6편을 맞이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아기가 나올 생각이 없어서 유도분만을 통한 자연분만을 했습니다. 1호도 유도분만을 통한 자연분만을 했는데요. 2호도 어찌하다 보니 똑같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사정에 의해 늦어지게 된 출산 후기 시작합니다.
유도분만을 결정하다
유도분만
유도분만은 아기를 낳을 시기인데 진통이 없을 때, 응급상황일 때 진행하는 분만 형태입니다. 주로 촉진제를 사용해서 자궁 수축을 유도하여 출산을 하게 됩니다. 의사의 진단 하에 진행됩니다.
유도분만 결정 후기
수축도 약간 있다던 2호의 출산이 빠를 줄로만 알았는데 예정일을 넘겨버렸습니다. 결국엔 1호와 마찬가지로 유도분만을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늦어진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호의 첫 등교 시기와 겹쳐서 빨리나 오려면 엄청 빨리, 늦으려면 예정일 즈음에 나와야 불안할 수 있는 첫 학교 생활에 조금이나마 안정감을 줄 수 있었거든요. 그런 오빠의 마음 생각했는지 2호가 예정일을 넘겨서 나왔네요.
병원에서는 '곧 나오겠네.'를 말씀하시다가 2호가 너무 나올 생각이 없다면서 1호 때 안 했던 출산 전 내진을 했습니다. 내진을 하고도 거의 안 열렸다고 운동을 열심히라고 했습니다. 사실 막달이 되면 몸이 몸 같지 않습니다.
- 일단 너무 몸이 무겁다
- 걸을 때 사타구니가 아프다
- 발목도 아프다
- 밑이 빠질 것 같다
- 아랫배가 묵직하다
- 곧 진통이 올 것만 같다
이러한 증상들이 있습니다. 핑계 같지만 운동이라는 게 쉽지 않았어요. 운동한답시고 돌아다니면 그날 밤은 녹초가 되어
버립니다. 평상시에 운동을 좀 하신 분이라면 다를 수 있겠네요. 저처럼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면 힘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핑계와 더불어 짝꿍의 출장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출산 후 조리원에 들어가야 하고, 첫 등교하는 1호 케어도 있고, 출산 당일 보호자가 한 명은 있어야 할 것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전에 미리 얘기를 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장을 보내버리더이다. 무정한 회사지요? 출장일정이 정해지면서 운동도 더디게 하게 되었습니다. 불안해서요.
여하튼 이러한 일들 끝에 아기도 크고 하니 예정일 5일 뒤로 유도분만을 잡게 되었습니다.
출산, 아기와의 만남
유도분만일을 잡고 출산을 위해 미리 준비한 출산 가방을 들고 공복의 상태로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1호 때의 경험을 살려 잘 진행되기를 바랐습니다. 선생님께서도 경산이니 아마 바로 진행될 거라고 하셨습니다. 1호 때와 마찬가지로 분만실 준비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각종 설명과 사인을 하고 누웠습니다.
11시
링거를 달고 관장을 했습니다. 20분 참기란 참... 힘이 드네요.
<관장 참기 팁>
간호사 분이 누워서 20분 참고 화장실로 가라고 알려주셨어요. 최대한 누워서 버티는 것이 오래 참을 수 있습니다. 시간 채우면 바로 화장실로 가세요.
11시 30분
관장이 끝나면 질정 촉진제를 넣어줍니다. 태동기도 달아주고요. 이제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이슬이 비치기 시작합니다. 진통보다는 옆구리 통증이 계속 옵니다.
15시 30분
점심이 지나고 오후 3시경이 되었습니다. 너무 배가 고팠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피자가 먹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아이스바닐라라테도요.
17시
오후 5시가 되었습니다. 1.5cm만 열리고 더 이상 진행이 없어서 유도분만을 중지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경산인데 너무 더디다고 하셨네요. 다음날 다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저녁 간단하게 먹고 6시부터 다시 금식한다고 알려주셨어요. 짝꿍이랑 허겁지겁 간단하게 먹고, 먹고 싶었던 아이스바닐라라테를 먹었습니다. 너무 살 것 같았어요. 인생 최고의 커피였습니다.
다음날 6시
다음날 새벽, 어젯밤과 같은 상태였습니다. 살살 아프기는 한데 더 이상 진행은 없었어요. 사실 밤에 배도 살살 아프고 혹시나 진통 올까 싶어 뜬 눈으로 지새웠거든요. 푹 잠들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만삭인 상태라 옆구리 쪽이 너무 아팠거든요. 환도 선다고 하죠? 옆구리 쪽으로 온 것 같았습니다.
8시
계속 공복 상태로 아침 8시를 맞이합니다. 3cm 정도 열렸다고 알려주네요. 통증의 차이는 없었는데, 자궁문이 열리는 건 정말 알 수 없는 세계였습니다. 무통은 안 맞을까 했는데 짝꿍이 1호 때 너무 고생했으니 맞으라고 해서 맞기로 했습니다. (후회했습니다.)
9시
또다시 관장을 했습니다. 어제저녁 한 끼 먹은 거 때문에 혹시 몰라 진행했습니다. 다시 20분 참기가 들어갑니다. 정말 힘들어요.
9시 30분
유도분만을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링거를 통한 주사로 시작합니다. 120으로 시작했습니다.
10시 30분
무통을 맞습니다. 대학병원이라 이동합니다. 가는 길에 급 똥... 관장약이 늦게 반응했나 봅니다. 주사실에 들어갑니다. 왜 맞냐며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경산이라면서요. 안 맞아도 될 것 같다면서요.
11시
아직 3cm입니다. 늦게 들어온 산모들이 먼저 출산 신호가 와서 출산하러 갑니다. 아이고 나는 언제 가나 싶었네요. 그러는 사이 양수도 울컥울컥 나옵니다. 오늘은 2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죠?
11시 30분
무통을 맞으니 촉진제를 올리자고 합니다. 240으로 올립니다.
12시 30분
조금 더 올려보자고 합니다. 다시 더 360으로 올립니다. 아직도 3cm네요. 진행이 왜 이리 더디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3cm라도 진통은 진통입니다. 아파요. 막 찌르듯이 아팠다가 멈추고, 이게 반복인데 아플 때는 정말 많이 아픕니다.
13시 30분
진통이 조금 더 세졌습니다. 너무 아프더라고요. 아프다고 짝꿍에게 뭐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직도 진행이 안 되었다며 간호사가 다시 나갑니다.
13시 55분
느낌이 왔습니다. 1호 때와 마찬가지로 뭔가 쑥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빨리 다시 간호사를 부르라고 짝꿍을 보챕니다. 간호사가 옵니다. "헉, 분만실로 이동할게요." 2호가 급 나올 준비를 했던 것입니다.
분만실로 이동합니다. 힘을 주기 시작합니다. 얼굴로 힘을 주면 안 된다기에 엉덩이 쪽으로 모든 힘을 보내봅니다. 읏샤, 읏샤.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 곧 나오려고 한다고 합니다. 머리가 보인다고 합니다. 조금 더. 조금 더.
14시 04분
2호가 태어났습니다. 생각보다 몸무게도 더 나가더라고요. 담당 교수님이 말씀하시기를 "아이고 하나 더 낳아도 되겠는데? 다음에는 더 잘 나을 거야."라고 하셨네요. 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요.
확실히 1호보다는 2호가 빨리 나왔습니다. 진통이 늦게 걸려서 그렇지, 진통이 걸리기 시작한 후로 후다닥 이었습니다. 짝꿍 말을 빌려보자면 진통 오고 30분도 안 돼서 애 낳으러 가냐고 그러네요.
참을 만한 진통은 진통 취급도 안 해준... 하하.
맺음말
이렇게 작성을 해보고 나니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1호 때는 써놔야지 하다가 못 적어둬서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사실 잘 안 나는데요. 1호는 아침에 유도분만 시작해서 밤에 낳았기 때문에 수월하다고 느꼈는데, 확실히 진통은 2호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제 경험을 빌어 정리하자면 이렇네요.
경산의 경우 진통이 걸리기 시작하면 낳는 것은 순식간이다.
정말 한 명 더 낳자고 하면 다음번은 금방 낳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음은 없습니다. 나이 먹고 애 키우려니까 사실 좀 힘들어요. 1호 때와 다르게 여기저기 아픈 데가 많더라고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쁘지만요.
무통 주사 얘기를 하자면, 1호 때는 무통을 안 맞았어요. 온몸으로 진통을 다 느끼고 출산을 했죠. 2호는 무통을 맞았지만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부작용만 낳고 끝났습니다. 제 경우 부작용은 팔, 다리, 얼굴 쪽으로 전기가 오는 찌릿찌릿한 느낌이 계속 드는 거였어요. 퇴원할 때쯤 다 없어지긴 했어요. 손, 발에서 찌릿거리는 느낌이 시작해서 얼굴로 왔다가 다시 점점 사라졌습니다. 금방 출산을 해서 2호가 태어나자마자 뺐는데도 이런 증상이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이런 경우도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네요.
이렇게 2호를 낳고 3박 4일간의 입원을 끝내고 조리원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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